2024. 11. 7.
[39글]
10월에는 딸아이가 고대하는 특별한 날이 있는데, 바로 자기 생일이다. 10월에 접어드니 일찍부터 '생일파티를 할까? 누구를 부를까?' 등등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생일 즈음이 되어서 딸아이에게 작년에 친구들 모아서 생일파티를 했으니 올해는 가족끼리 보내는 게 어떠냐 물었더니 흔쾌히 좋다 했다.
아내와 아이 생일을 어떻게 해주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이제 곧 중학교에 올라가니 새 아이패드를 사주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친한 형님에게 연락해서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아이패드 선물이란?'하고 물었더니 중학교 때는 몰라도 고등학교 가면 다 하나씩 써야 한단다. 그래서 새 아이패드를 장만해 주기로 결정하고 나니, 이제 생일에 더해 어떤 명분으로 선물을 하면 좋을지가 고민이었다.
오랜만에 뷔페에 가서 생일기념 식사를 하고, 식사를 마칠 때쯤 '초등학생 시절의 마지막 생일이고, 초등학교 6년 건강하게 잘 다녀줘서 고맙고, 좋아하는 그림도 마음껏 그렸으면 해서, 글쓰기도 아이패드로 방에서 편하게 쓸 수 있게, 나중에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필요하니 미리 선물해 주는 거야!'라며 선물을 주니 예상대로 방방 뛰며 너무나 좋아한다.
요 며칠 아이패드를 어떻게 쓰고 있나 봤다. 아이패드를 적당한 위치에 잘 배치해 두고 방에서 Siri를 불러 음악도 틀어달라고 하고, 키보드를 연결해 얼마 전에 오픈한 블로그도 열심히 쓴다. 틈틈이 그림도 그리다가 며칠 전에는 학교 숙제라며 애플펜슬로 영어단어를 몇 개 쭉 쓰더니 외운 단어를 슥슥 지우기도 한다. 역시 요즘 아이들은 참 빨리 배운다.
이번 아이패드 선물로 둘째는 누나가 쓰던 아이패드를 물려받아 신이 났다. 매번 누나 아이패드에 깔아놓은 게임을 하느라 눈치 보며 허락받고 썼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올해 딸아이의 생일은 내 텅장 빼고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