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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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시즌
[47글] 바야흐로 제안 시즌이 다가왔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광고대행사는 내년 한 해 먹고 살 농사를 시작하는데, 11월과 12월은 오롯이 제안을 준비하고 발표하는데 시간을 써야 한다. 보통 12월까지 계약이 된 광고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무는 실무대로, 시간을 쪼개 제안까지 투입되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예상대로 11월이 되자 제안요청서(a.k.a. RFP)가 쏟아진다. 올해에 이어 계약을 연장하는 '방어 PT'는 물론, 우리 회사와 잘 어울리고, 좋은 레퍼런스가 되며, 수익성까지 괜찮은 '신규 광고주 영입'을 위한 과업을 고른다. 본부에서 진행하기로 한 6개의 제안 건 중, 우리 팀에서는 2개의 제안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해 처음 수주한 프로젝트의 방어 PT 건과 지난 해 다른 ..
2024. 11. 15. -
광고회사의 지옥
[5글] 어제 광고주에게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그동안 준비하던 제안 리뷰를 하자고. 도무지 몇 차 제안까지 보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 제안의 리뷰를 또 하자는 것이다. '내일 아침 10시 30분 괜찮으실까요?'라는 물음에 아... 오늘은 집에 못 가겠구나 싶었다. 다행히 그동안 준비한 게 있어서 팀원들과 새벽 2시 언저리에는 정리하고 집에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이번 제안 리뷰가 마지막이 될 것이냐는 답답함이었다. 당초 제안의 시작은 5월이었다. 광고주 브리핑으로 시작해 제안서를 만들고, 리뷰하고, 수정하고, 또 다시 리뷰하고...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예산을 요청하고. 그렇게 9월 막바지가 되었다. 광고회사에서 경험하는 지옥은 이런 것이다. 다른 걸 할 수 없게 묶어두..
2024.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