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9.
[41글]
지금 회사에서 담당하는 큰 프로젝트가 하나 있는데, 월 2~3회씩 오프라인 행사를 꼬박꼬박 진행한다. 그만큼 바쁘기도 하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두 팀에서 여러 개의 프로젝트 소화하다 보니 다 함께 식사할 시간도 좀처럼 나지 않는다.
여느 때처럼 2개월을 준비한 오프라인 행사가 압구정에서 무사히 끝났다. 일이 마무리될 때쯤, 팀장에게 저녁식사는 어떻게 할까 물었더니 이미 잘한다는 양꼬치 집으로 정했단다. 그러더니 "국장님, 지금 하실 거 없으시니 저희 마무리할 동안 가서 자리 좀 잡아주세요!"란다. 역시 우리 강팀장은 계획이 다 있구나... 이런 식으로 요즘 우리 팀은 저녁식사 겸 회식을 해결하고 있다.
흔쾌히(?) 먼저 일어나 막내 직원과 함께 양꼬치 집으로 향했다. 다들 아다시피 요즘은 회식을 잘하지 않는 분위기다. 바빠서 그런 것도 있지만, 'MZ세대가 그렇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라' 등의 이유로 회식을 잡기도 눈치 보이고, 그런 분위기 탓인지 나부터도 회식을 그리 즐기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래도 모처럼의 회식이라니 즐겁다. 내가 가장 연장자고 양꼬치 집으로 함께 가는 우리 막내는 나와 거의 스무 살 차이나 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회식 경험이 별로 없는 막내처럼 간만의 회식 자리가 설렌다.
기막히게 맛있었던 양꼬치, 그동안 말 못 했던 서로의 이야기, 결혼하는 녀석의 남친 초대하기... 온통 E 밖에 없는 팀원들 사이에서 정말이지 기가 쪽쪽 빨렸지만 유쾌한 그들 덕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모두에게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팀원들의 생각은 나와 다를 수는 있겠지만... 회식은 누구와 하냐에 따라 의미가 다른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