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2024. 11. 6.

[38글]
 
지난 주말 아침, 딸내미를 데리고 차를 고치고 왔다. 햇살을 받고 달리니 조금 더운 느낌, 차창을 여니 시원한 바람이 제법 불었다. 선루프까지 활짝 열고 그렇게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오늘, 고작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침 온도는 체 5도를 넘지 않는다. 옷장을 뒤적여 얇은 패딩을 꺼내 입고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서는 ‘내일은 영하 2도래! 날씨가 미쳤어'라며 직원들이 호들갑이다.
 
 

선루프로 바라본 가을 하늘

 
올해 가을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끝자락인가. 마치 조기종영되는 드라마 같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회사 주변을 산책했는데, 오후에 접어드는 시간이라 그런지 그리 춥지도 않고 가을볕도 좋다. 볕도 좋고 상쾌하니 '이대로 그냥 퇴근해 버릴까?' 싶었다. 오늘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촤라락 떠오르자 이내 회사로 발길을 돌렸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 가서 가을볕 한껏 받으며 낮잠 한번 늘어지게 즐기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