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롤모델

2024. 11. 6.

[37글]

 

주말에 도서관에 갔다가 예전에 한번 빌렸던 책을 다시 빌려왔다. 작가 쓰무라 기쿠코의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라는 소설인데, 몇 개월 전에 첫 몇 페이지를 읽고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반납을 했기 때문이다. 다시 빌린 것은 소설 속 등장인물의 소소한 아침을 꼼꼼하게 표현해 놓은 부분을 다시 읽고 싶어서다. 그때도 '아, 이런 글을 써야 하는데'라며 아내에게 몇 구절을 읽어줬던 기억이 난다.

 

 

 

살면서 롤모델 같은 건 없었다. 특히 거창한 '인생의 롤모델' 같은 건 더더욱. 자존감이 높아서 남의 인생보다 내 인생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딱히 닮고 싶은 인물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작가의 글을 보면서 처음 무언가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롤모델.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자세히 풀어내어 등장인물의 면면을 보여주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이 작가처럼 글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장황하지 않고 담백하게, 너무도 쉽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수준이 낮지도 않은 그런 글. 나도 언젠가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