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7.
[49글]
며칠 전 신사역 부근에서 일을 하는 형님을 가로수길에서 만나기로 했다.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볼일이 있어 나가는 김에 점심쯤 식사 약속을 함께 잡았다. 볼일을 마친 후 형님이 가보고 싶다는 식당이 있다 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오늘의 메뉴는 '제육볶음'.
제육볶음, 김치찌개, 된장찌개... 회사 근처에는 이런 백반류를 파는 식당이 없다. 예전 회사 근처에는 괜찮은 백반집이 있어 하루 걸러 한번씩 제육볶음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간만의 제육볶음이라니 반갑다.
고기가 제주도에서 온 건지 확인은 할 수 없지만 간판이 '제주식 돼지불백'이다. 이곳 식사류는 딱 제육볶음만 있다. 보통 단일 메뉴로 음식을 내는 식당은 컨셉이거나 이 음식에 자부심이 있는 경우인데, 이 집은 확실히 후자다.
철판에 어느 정도 익혀서 나온 제육, 위에 파채와 테이블 인원수만큼 계란프라이를 얹어 내온다. 약한 불에 올려두고 음식을 먹다 보면 고기 지방이 녹아 기름이 생기면 추가 공깃밥을 주문해 볶아 먹는다. 철판 제육의 국룰이자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아니겠는가. 이렇게 평소에도 큰 기대를 안 하고 간 식당에서 끝내주는 점심 한 끼를 해결하면 오후 내내 기분이 좋다. 다음에는 우리 팀의 술 좋아하는 강팀장 데리고 막걸리도 함께 하면 좋겠다.
오늘 갑자기 그 제육볶음이 생각나 팀원 둘과 그 식당에 다녀왔다. 역시나 훌륭했고, 팀원들도 만족스러운 듯하다. 출발 직전에 만난 상사의 법인카드를 강탈(?)해 해결한 점심식사라서 더 맛있었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