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8.
[50글]
퇴근을 한 후 가벼운 옷차림으로 밖을 나선 지 한 달이 넘었다. 퇴근을 하면 대게 밤 9시 이후지만 그래도 30분씩 집 근처 산책로를 뱅글뱅글 걷는다. 처음에는 '생전 운동 안 하던 얘가 왜 이러는 거지?'하고 거부하던 몸뚱이가 무릎과 발목을 고장내기도 했지만 괜찮아지면 또 나가고를 반복하니 이제 몸이 좀 적응을 한 듯싶다.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가는 날이면 최근 못 나눈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 나갈 때면 이어폰을 챙겨 나간다. 깜빡하고 이어폰을 챙기지 않은 날에는 산책로를 흐르는 물소리와 자박자작 걷는 내 발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퇴근 후 운전해서 집으로 오는 내내 오늘은 어떤 루트로 산책을 할까 고민이 된 걸 보니 이제 밖을 나서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리나 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종일 입고 있던 옷을 빨래 바구니에 던져두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혼자 밖을 나섰다.
걷기를 시작하며 하루를 복기해 본다. 해야 할 일, 다 못다 한 일 등을 머릿속에서 정리한다. 산책하는 동안조차 일 생각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일은 내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머물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이런 정리는 내일의 내가 좀 더 편안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순서가 엉키기 시작하자 살짝 끊어갈 겸 걷기 템포를 조금 빠르게 바꿨다. 오늘은 요즘 러닝에 푹 빠져있는 팀원의 조언대로 걷기와 뛰기를 반복한다. 평균 심박수를 140BPM 이상 해야 운동이 된다는 첨언도 있었지만 130BPM을 넘기기도 조금은 벅차다. 그래도 오늘은 뛰는 동안 간간히 150BPM을 넘기도 했다. 그렇게 오운완.
밤 운동을 시작한 게 블로그를 시작한 시점과 얼추 비슷하다. 글쓰기도 걷기도 모쪼록 길게 이어가길, 몸뚱아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