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2024. 11. 16.

[48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회의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팀원들과 서둘러 회사를 뛰쳐나왔다. 퇴근이면 좋겠지만... 불금이지만... 태산처럼 쌓인 할 일을 두고 퇴근할 수가 없는 처지. 그래도 괜찮다. 오늘의 야근 식사는 삼겹살이니까. 먹기라도 잘 먹어야지.
 
 

 
밖을 나오니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떠 있다. 하... 달이 휘엉청 떠있는데도 퇴근을 못하는구나. 씁쓸한 현실이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 누굴 탓하랴. 그래도 밤 깊은 야근은 이제 한 달 정도만 바짝 하면 되니 그에 위안을 삼는다.
 
겨울 초입인데 완연한 봄 날씨다. 걸쳐 입고 나온 후드티를 벗어 들고, 우리를 따라오는 보름달을 가끔씩 올려다보며 회사에서 좀 떨어진 삼겹살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오래간만에 보는 멋진 보름달이지만 배가 고프니 별 감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