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4.
[10글]
한동안 일 때문에 쉬는 날을 쉬는 날 답지 않게 보내다가 이번 개천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이라도 나들이를 가자고 마음먹었다. 와이프가 한탄강에 가보잔다. 찾아보니 철원이 의정부에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철원은 처음이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아서 일단 '드르니 마을'로 가기로 했다. 느지막한 아침, 서둘러서 철원으로 출발했다.
오늘이 휴일이고, 여기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는 걸 모른 체 출발한 바람에 엄청난 교통체증을 감당해야 했다. 점심시간 즈음 도착해 올려다본 하늘은 정말이지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주는 완벽한 가을하늘이다. 이런 하늘이라면 교통체증 따위는 얼마든 감당할만한 하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오늘이 그런 날.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드르니 매표소에서 순담 매표소까지 이어지는 주상절리길을 걷기로 했다. 4km 남짓, 1시간 되는 거리라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긴 했다. 뭐만 하면 금방 힘들다고 툴툴대는 둘째는 몇 개월간 태권도를 열심히 다니며 체력을 키워서인지 쉴 새 없이 쫑알거리며 신나게 앞서 간다. 순담 매표소에서 다시 드르니 매표소로 걸어올 엄두는 나지 않아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드르니로 돌아온 우리는 간단한 간식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 올랐다. 짧고 강렬했던 3시간의 철원 나들이가 아쉽긴 했으나, 약간의 아쉬움은 다음 방문을 위해 남겨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