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인상 부적
2024. 10. 11.
[16글]
출근 전, 딸내미가 '아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라며 부적 한 장을 건네주었다. 직접 만든 '연봉인상' 부적이란다. 뒷면에는 '돈이 올라, 연봉인상' 메시지가 가득 쓰여 있다. 분명 '아빠가 좋아하겠지? 히히' 이러면서 만들었을 게 뻔했다. 왜 아빠가 연봉이 올랐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힘들게 일하니 연봉을 많이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기특한 녀석.
언젠가 책에서 '돈을 좇지 말고, 일을 좇아야 한다'라고 쓰여있던 걸 본 적이 있다. 일을 좇다 보면 돈은 따라붙는다고. 이 문구는 내가 업과 커리어를 대하는 기본 자세가 되었다. 그래서 지난 회사에서 3년이나 연봉이 동결되었지만 나름의 대의(?)를 품고 있었던지라 회사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하며 묵묵히 일만 보고 살았던 적이 있다.
그 선택과 결정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생각했던 것만큼 회사가 나를 생각해 줬던 건 아니었기에 그게 아쉬울 따름이다. 함께 대의를 품었다고 생각했지만 경영자는 그저 눈앞의 돈만 좇고 있었고 하고자 약속했던 일이 후순위로 점점 밀려나며 짧은 기간에 작은 수익을 벌 수 있는 일이 잦아질 때쯤 회사를 떠났다.
훗날 우리 아이들은 돈을 좇는 삶보다 그들의 삶 가운데 꿈과 비전이 강하게 자리 잡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치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