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5.
[17글]
역사극을 좋아하는 첫째가 며칠 전부터 호들갑이었다. 눈물콧물 쏟으며 너무도 재미있게 본 '미스터션샤인'에서 주연을 맡았던 김태리 배우가 드라마를 새로 시작하는데,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니까 봐도 되는 거죠?'라며 간절한 눈빛으로 허락을 기다렸다. 영화를 좋아하는 첫째는 미스터션샤인을 비롯해 광해, 천문, 자산어보, 말모이, 아이캔스피크 등을 보면서 다양한 시대의 역사극에 관심이 제법 많아졌는데, 이번에 보고 싶은 드라마는 '정년이'란다. 처음에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지만 역사적 사실을 다룬다길래 허락을 하고, 주말에 가족이 함께 본방송 첫 화를 시청했다.
첫 화는 내가 더 흥미롭게 시청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데, 작가는 어떻게 '국극'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또, 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공부를 하고, 연출자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에 꼬리를 물다, 올해 미술상이든, 감독상이든 연말 시상식은 정년이가 받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첫 화를 보고 딸, 아들 두 녀석과 함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역사적 배경, 페미니즘, 양성평등,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갈등까지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도 많겠지만,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한국 사회이기 때문에 솔직히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당장은 말로 설명하기보다 이러한 주제의 영화를 더 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