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2025. 8. 20.

[67글]

 

해가 많이 짧아졌다. 어제 오후 5시 깨나 되었을까, 하늘이 노랗게 노을 지기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질척거리던 올해 여름이 뉘엿 넘어가는 느낌이다. 여전히 에어컨이 없이는 견디기 힘든 날씨이긴 하지만.

 

 

어제는 간만에 그리 바쁜 일정이 없어 점심도 회사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가서 먹고, 이런 날이 흔하지 않기에 일찍 퇴근하리라 마음먹었는데 불현듯 집 에어컨이 고장 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시원한 사무실에서 잔업을 좀 하고 갈지 빨리 집에 가서 시원하게 샤워를 할지 고민하던 중, 아내의 "집 더우니까 사무실에 있다와"라는 카톡 메시지. 남아있던 팀원과 함께 야근 식대를 쓰고 잔업을 좀 보다가 시계를 보니 10시다. 이제 집으로.

 

오늘도 에어컨 수리 신청을 못했다. 왠지 수리를 하고 나면 가을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 아내는 신혼 때 들였던 에어컨은 이제 그만 보내주자며 조금만 버티다 바꾸자고 했는데, 작년에도 30만 원이나 주고 수리를 해서 좀 아깝다. 흠... 시원한 가을바람을 빨리 맞으려면... 일단 에어컨 수리부터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