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끊기

2025. 12. 3.

[69글]

 

몇 달 전, 역류성 식도염이 씨게 왔던 적이 있다. 처음에는 역류성 식도염인지 모르고 처음 겪어보는 통증에 이대로 죽는 건가? 맨날 야근만 하다가 이대로 죽는 건 억울한데! 하며 별의별 생각을 다했었다. 급한 대로 약국에 갔더니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라며 당장 먹을 수 있는 약을 처방받고, 병원 처방으로 또 2주 정도 약을 먹었더니 금방 괜찮아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끔찍했던 순간이다.

 

의사는 나에게 생활습관에 2가지 변화를 주라고 당부했는데, 첫 번째는 야식 끊기, 두 번째는 커피 줄이기였다. 야식을 끊으니 얼마안가 5kg이 줄었다. 문제는 커피인데 하루에 3~4잔씩 마셔대던 나로서는 도무지 엄두가 안났다. 그럼에도 그 고통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2주 동안 커피를 단 한잔도 마시지 않았고, 그렇게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이렇게 꿀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었단 걸 깨달았다는 점이다.

 

커피 대체 음료. 아... 맛없어.

 

커피를 아예 끊어볼까 하여 무슨 보리차를 커피처럼 태운 음료도 마셔보고, 치커리로 만들었다는 커피 대체 음료도 마셔보고, 차도 마시고, 디카페인 커피도 마시고 했는데 맛도 맛이지만 일에 집중하는 게 몹시 힘들었다는 게 가장 문제였다. 편하게 잠 잘 자는 것도 좋은데, 깨어있을 때의 컨디션도 중요하니 커피만큼은 좀 양보해 하루 1잔, 최대 2잔까지만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광고회사 다니면서 커피를 끊으신 분 혹시 보시면 노하우 좀...

 

음... 생각해 보면 커피를 안 마셔도 되는 직업으로 바꾸면 될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