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야구 직관
2025. 8. 19.
[66글]
찌는 듯한 더위에 머리털까지 녹아버릴 기세지만 모처럼의 휴가 일정을 잡았다. 연차는 붙이지 못했지만 광복절 찬스를 이용해 경주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아내와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가본 것이 전부였기에 아이들 개학을 앞두고 이번 경주 여행은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보너스 이벤트로 경주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창원 NC 파크의 한화 이글스 원정 경기도 예매했다. 올해 야구에 재미를 붙이고 한화 이글스 팬으로 입덕(?) 한 두 녀석에 대한 배려이자, 첫 가족 야구 직관에 대한 간절한 아빠의 바람도 한몫했다. 서울, 대전 직관을 위한 표 예매는 불가능에 가까웠으므로 상대적으로 예매가 쉬운 NC전을 선택했다.
경주 날씨는 환상적으로 맑았으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너무 힘들었는데, 그나마 엄빠가 준비한 야구 직관 이벤트 덕에 경주를 빨리 탈출할 수 있었다. 야구 예매를 안했으면 경주에서 더 뭘 했겠나 싶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이글스 4번 타자의 홈런 두방에 벤치 클리어링도 직관했던 첫 야구 직관. 녀석들은 이번 여행에 첨성대, 석굴암, 박물관보다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단다.
주말을 반납하고, 창원부터 의정부까지 장거리 운전에 몸은 너덜거렸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짧지만 강렬했던 여행.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다음 직관은 대전이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