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타고 출근길
2024. 11. 5.
[35글]
평소 자차로 출퇴근을 한다. 서울 강북에서 신혼집을 차린 후 주머니 사정에 조금씩 위로위로 올라가다 보니 의정부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의정부 택지지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집앞에 IC가 생긴 후로는 쭉 자차로 출퇴근하는 중이다.
간혹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철야 후 택시를 타고 퇴근하게 되거나 외부 일정 때문에 차를 회사에 두고 퇴근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버스와 지하철로 출근한다. 그런데, 어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빨리 퇴근하고 싶어 조금 이르게 회사를 빠져나와 지하철을 탔다. 퇴근 시간의 도로는 기약 없이 막히다 보니, 칼퇴근을 하려면 대중교통을 타는 게 좋다.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길은 자차로 1시간,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이 걸린다. 오늘은 오전 10시 미팅이 있어 8시에 집을 나섰다. 집 앞 산책길을 따라 버스를 타러 가는 길, 그제 비가 내리고 난 후 낙엽도 많이 떨어지고 기온도 많이 내려갔다. 요 몇 해 전부터 정신 못 차린 계절은 올해도 가을 맛만 살짝 보여주고 바로 겨울로 넘어갈 것 같은 분위기다.
오늘 출근길에는 가을이 있어 짧지만 즐거웠다. 아이들도 어디서 듣고 왔는지 '아빠, 이제 가을이 없데요! 바로 겨울이래요!'라는 걸 보니 가을이 사라지고 있음을 나만 느끼는 건 아닌가 보다. 가을이 조금만 천천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눈 내리기 전까지는 당분간 걷고, 타고 출근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