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8.
[24글]
자차로 출퇴근을 하다 보면 길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퇴근길은 선택이 좀 쉬운데, 막히는 시간이면 강변북로-구리포천고속도로 루트로, 안 막히는 시간이면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의정부로 들어간다. 출근길은 강변북로에서 강남으로 진입하는 세 가지 루트가 있다. 영동대교, 성수대교, 한남대교. 어느 다리로 건너는지에 따라 도착시간이 확연이 달라진다.
영동대교는 진입구간에 2km 가까이 차들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좀 야비하지만 살살 달리다가 정신줄 놓고 있는 차가 있으면 그 사이로 살짝 들어가면 세이프. 진입금지 구간에서 들어갔다가 딱지를 두 번 떼보고 그 이후로는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나이스하게 끼어들 수 있는 경우에만 들어간다.
빡빡하게 빈틈이 없어서 무리겠다 싶을 때는 과감히 성수대교로 간다. 영동대교는 항상 막히지만 성수는 요일을 특정하지 않고 복불복일 때가 많다. 영동대교 진입을 못해 성수대교로 빠졌는데 10분을 단축한 적도 있고, 반대로 30분이나 늦어진 적도 있었다. 성수대교 진입 직전에 한남대교 진입로가 있는데, 크게 돌아가는 길이라 선호하지는 않지만 성수대교가 막힌다 싶으면 빠른 판단으로 한남대교 우회를 선택한다.
오늘도 럭키하게 영동대교로 진입한 후 슉슉 속도를 내는 성수대교 방향의 차들을 보며 '오늘 선택은 잘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저쪽 길로 빠지면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분위기로는 겨우 5분 차이가 될 텐데. 선택하지 않은 선택지가 어떻게 끝날 줄 모르는 출근길 엔딩, 그저 오늘 럭키한 끼어들기 성공만 자축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