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먹해요
2024. 9. 24.
[2글]
중견 광고회사에 입사한 지 꼭 1년이 되어간다. 부서장이지만 완전한 실무형 부서장(?)이라 내 나이쯤 돼서 열심히들 다니는 골프연습장은 고사하고 매일 광고주 상대하느라 시간이 없다. 점심은 건너뛰기 일쑤, 야근 밥까지 꼬박 챙겨 먹어야 오늘 할 일이 얼추 마무리가 된다. 그렇게 꼭 1년이 되어간다.
이곳에서 배운 스킬이 하나 있다. '혼자 밥 먹기'. 내 커리어를 반추해 보면 안 먹으면 안 먹었지 혼자 밥을 먹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제는 저녁때가 되면 '어디 보자 오늘은 뭘 먹을까나' 읊조린다. 각자도생 MZ의 천국에서 같이 밥을 먹자는 제안이나 식사는 하셨냐는 질문 따위도 들어본 지 오래다. 그렇다고 그다지 서운하지도 않다.
오늘은 사무실 근처 곰탕집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이제 혼자서 한 뚝배기 정도는 혼자서도 잘먹하는 수준이 되었으니 언젠가 나도 혼자 아웃백까지 가봤다는 친구처럼 혼밥도 잘하게 될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