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춘기 어디쯤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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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녀석의 짜증 섞인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전 7시 50분 즈음.

 

이제 10살 밖에 되지 않은 녀석이지만 워낙에 자기 시간관리에 철저한 터라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계획을 세워두었는데, 7시에 맞춰둔 알람소리를 미쳐 못 듣고 8시가 다 되어 깼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째는 짜증반, 울음반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중이다. 

 

서둘러 침대를 정리하고, 옷까지 챙겨 입고 수학 문제를 푼다.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국민학교 3학년일 때는 그냥 먹고 쌀 줄만 알았던 것 같은데... 애 엄마가 좋은 아침 루틴을 만들어 준 덕분이다. 그래서 우리 집 아침은 각자 방에서 뭔가에 몰두하는 첫째와 둘째 덕에 고요하다.

 

요즘 둘째는 조금만 계획에 어긋나도 짜증을 부리기 일수다. 삼춘기 어디쯤인 것 같다. 오늘은 서둘러 출근하느라 아이들 등교하는 걸 못 봤는데 툴툴대던 둘째는 엄마에게 손하트를 날리며 기분 좋게 등교했다고 했다. 사춘기가 되면 더 심해지려나.

 

 

 

아침 회의 일정 때문에 정신없이 나왔는데 오늘이 아니라 다음 주라는 것을 사무실 도착해서야 깨달았다. 덕분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느긋하게 섭취하며 이제야 정신을 차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