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1년

2024. 10. 24.

[21글]

 

바쁜 하루를 보낸 후 자정이 넘어갈 때쯤이 되어서야 오늘이 이직한 회사에서 꼭 1년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이란 시간. 큰 의미 부여를 하기보다 그 어느 때보다 정말 바쁘게 살아온 나에게 '한 해 동안 수고했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웃프게도 종일 바쁘게 보내느라 1주년이라는 것도 완전히 잊고 있었다. 

 

 

 

1년 전, 감사하게도 추천을 받아 좋은 기회로 중견 광고회사에 들어왔다. 그간 쌓아오던 커리어를 잘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경험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업무, 지난한 결재 과정과 기다림, 부지불식간에 치고 들어오는 업무요청, 꿈에서도 나오는 엑셀 작업 등이 몹시도 힘에 부쳤다. 처음 6개월간은 때려치울까도 고민했지만, 40대의 이직은 쉽지 않기에 이마에 '참을 인'자를 새겨 넣으며 버텼던 것 같다. 

 

보통 회사가 돌아가는 걸 이해하려면 최소 1년은 봐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진리인 듯 1년을 다녀보며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목표로 하는 것은 늘 그랬듯 3년. 1년간 잘 살아냈으니 앞으로의 1년도 그리해 보는 것으로. 이 글로 1년을 자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