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지 않은 길

2024. 11. 12.

[44글]

 

살다 보면 과거에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길의 끝에는 무엇이 펼쳐졌을까 하는 궁금할 때가 있다. '수많은 선택들의 모음집' 속에 살고 있는 나는 나름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그런 궁금증은 아마도 전 인류적, 세대적인 공통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영화나 소설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루는 '평행이론'이란 소재는 이제 진부한 클리셰가 되고 있다. 오래전 방송 프로그램 속 A와 B 선택지에서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는 모습은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라면 기억하는 장면일 듯 하다.

 

 

 

가지 않은 길의 끝에 놓은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얼마 전 애플TV에서 '30일의 밤'을 시청한 후, 도서관에서 원작 소설을 빌려왔는데 책의 첫 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했었더라면,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후회들을 되돌려 행복해지고자 하는 강한 열망과 결정과 행동이 또 다른 후회를 낳는다는 이야기.

 

앞으로도 이 후회들을 만회하려는 노력과 시도는 다양한 픽션들의 시대불문 단골 소재로 쓰이겠지만, 부디 현실에서는 내 선택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수많은 선택의 모음집'을 펴 내면서 보낸 시간과 경험이 더 의미 있어지는 게 아닐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 말이다.